본문 바로가기
알쓸신잡

'삼수갑산' 뜻

by 하마타 2024. 4. 3.

삼수갑산을 아시나요?

三水甲山

북한 양강도에 삼수군(三水郡)과 갑산군(甲山郡)이

원래 함경남도였는데 1954년 양강도가 되었습니다.

백두산 남서쪽, 한반도에서 가장 넓고 높은 고원지대인

개마고원이 솟아 펼쳐져 있으며

중국과 국경을 맞댄 혜산시 아래에 있는 郡입니다.

험준한 오지여서 교통이 불편하고 매우 춥습니다.

조선시대에 중죄인 유배지 가운데 한 곳이었는데,

그때 거기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다는 뜻에서

삼수갑산을 가더라도’라는 말이 생겼지요.

 

어떤 일에 임하면서 닥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각오할 때 쓰는 말이 됐습니다.

 

 

산수갑산은 삼수갑산의 오기입니다.


죽을 때 죽을망정 할 말은 해야겠다는 뜻이 담긴

‘삼수갑산(三水甲山)을 가도 할 말은 있다’ 또는

자신에게 닥쳐올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어떤 일을 단행할 때 하는 말인

‘삼수갑산을 가서 산전을 일궈 먹더라도’라는

속담이 이어져 내려오기도 합니다. 갑산군이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갑산군은 본래 허천부()였다.

고구려의 옛 땅으로 고려 때는 여진족이 살았으나

세종 때 4군 6진을 개척하면서 여진족을 몰아냈다.

예로부터 삼수갑산이라고 하면 하늘을 나는

새조차 찾지 않는 산간벽지였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땅이 아주 기름지고

기후가 몹시 추웠고, 당시 호수는 356호,

인구는 891명이었다.

갑산 땅으로 유배를 왔던 사람은 부지기수였다.

그중 한 사람이 허난설헌의 오빠 허봉이었다.

오빠가 갑산으로 유배를 간다는 소식을 들은 허난설헌은

「갑산으로 귀양 가는 오라버니께」라는 애달픈 시 한 편을 남겼다.

 

멀리 갑산으로 귀양 가는 나그네여.
함경도 고원 길에 행색이 바쁘겠네.
귀양 가는 신하야 충신 가태부와 같다지만
임금이야 어찌 초회왕()일까.
가을하늘 아래 강물은 잔잔하고
변방의 구름은 석양에 물들겠지.
서릿바람에 기러기 울고 갈 제
걸음을 멈추고 차마 가지 못하리라.

 

 

 

삼수갑산을 한 편의 시로 남긴 사람이 김소월이다.

 

삼수갑산 왜 왔노.
삼수갑산이 어디메뇨.
오고 나니 기험()하다.
아하 물도 설고 산 첩첩이라.

내 고향을 도로 가자 내 고향을 내 못 가네.
삼수갑산 멀더라
아하 촉도지란()이 예로구나.
삼수갑산이 어디메냐.

내가 가고 내 못 가네.
불귀()로다. 내 고향을
아하 새더라면 떠가리라.

임 계신 곳 내 고향을
내 못 가네. 내 못 가네.
오다가다 야속하다.
아하 삼수갑산이 날 가둡네.

내 고향을 가고 지고
삼수갑산 날 가둡네.
불귀로다 내 몸이야
아하 삼수갑산 못 벗어난다.

 

'알쓸신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망산' 또는 '북망산천' 뜻  (0) 2024.04.03
'빗장을 걸다' 뜻  (0) 2024.04.02
'어깃장을 놓다' 와 '어깃장' 뜻  (0) 2024.04.01
청년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1) 2024.02.16
'타개' 와 '타계' 뜻과 차이  (0) 2024.02.15
광고코드